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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과학

[태양계] 여덟번째 행성, 해왕성

by hwany_s 2023. 4. 23.

해왕성의 해왕(海王)은 ‘바다의 왕’이라는 한자어로, 포세이돈(그리스 신화명) 또는 넵투누스(로마 신화명)를 번역한 것입니다. 해왕성은 8개 행성 중에서 직경으로는 4번째로 크고, 질량으로는 3번째로 크죠. 해왕성의 질량은 지구의 17배로, 질량이 지구의 15배인 쌍둥이 행성 천왕성보다 약간 더 무겁습니다. 해왕성과 태양의 평균 거리는 45억 1,300만 km(30.1 AU)이며,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의 대략 30배에 해당합니다. 천문 기호는 포세이돈의 트라이던트(삼지창)을 형상화한 Neptune symbol.svg입니다.

 

1840년대에 발견되고부터 1930년대까지 해왕성은 태양계 최외곽 행성이었습니다. 1930년에 명왕성이 발견됨으로써 해왕성은, 1979년부터 1999년까지 명왕성이 해왕성 궤도 안으로 들어오는 20년 주기를 제외하고는 뒤에서 두 번째 행성이 되었죠. 그러나, 1992년에 카이퍼 대가 발견되자 많은 천문학자들은 명왕성이 행성인지 카이퍼 대의 큰 천체에 불과한지에 대해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고, 2006년 국제천문연맹은 마침내 "행성"이라는 말의 의미를 최초로 정의했으며, 명왕성은 "왜행성"으로 재분류되어 태양계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고로 해왕성은 다시 태양계 최외곽 행성이 되었습니다.

 

해왕성이 발견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해왕성을 그냥 "천왕성 바깥 행성"이나 "르베리에의 행성"이라고 불렀습니다. 처음으로 이름을 제안한 사람은 '갈레'라는 사람이었는데, ‘야누스’('Janus')라는 이름을 제안했다. 한편, 잉글랜드에서는 챌리스가 ‘오케아노스’(Oceanus)라는 이름을 제출했죠. 르베리에는 재빨리 자기 발견물을 자기가 명명할 권리를 내세우며 ‘넵튠’(Neptune)이라는 이름이 프랑스 경도국에서 인증받은 이름이라고 거짓 주장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10월이 되자 그는 행성을 자기 이름을 따서 ‘르베리에’(Le Verrier)라고 명명하려고 했으며, 천문대장 프랑수아 아라고의 지지까지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 시도는 프랑스 외부에서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고 하죠. 프랑스의 책력들은 급히 천왕성을 그 발견자 허셜 경의 이름을 따 ‘허셜’(Herschel)이라고 표기하기 시작했으며, 새로 발견된 행성도 덩달아 ‘르베리에’라고 표기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1846년 12월 29일에 '스트루베'라는 사람이 상트 페테르부르크 과학 아카데미에서 ‘넵튠’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곧 ‘넵튠’이라는 이름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로마 신화에서 넵투누스는 바다의 신으로, 그리스 신화의 포세이돈에 대응되는 신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언어들은 이 행성을 ‘넵튠’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그리스 로마 신화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나라들도 ‘넵튠’이 변형된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외는 한자 문화권으로,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베트남어는 바다의 신인 넵투누스의 역할을 의역하여 바다의 왕이라는 뜻에서 ‘해왕성’(海王星)이라고 부릅니다.

 

해왕성은 맨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경험적 관측이 아닌 수학적 계산으로 발견된 태양계 행성 중 유일한 행성입니다. 천왕성의 궤도에 예기치 않은 변화가 있자 알레시 부봐르는 천왕성의 궤도가 발견되지 않은 행성의 중력 섭동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추론했습니다. 그 후 1840년대에 위르뱅 르베리에가 그 행성의 궤도를 예측했고, 1846년에 요한 고트프리트 갈레가 르베리에가 예측했던 위치 범위 안에서 해왕성을 관측했습니다. 얼마 뒤에 해왕성의 제1위성인 트리톤이 발견되었지만, 나머지 13개의 위성들은 19세기가 다 가도록 발견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해왕성을 방문한 우주선은 1989년 8월 25일에 해왕성을 접근 통과한 보이저 2호 하나뿐입니다.

 

표면상에 아무 특징도 없는 천왕성과 달리 해왕성의 대기에서는 역동적이며 관측 가능한 기상 현상이 측정되고 있습니다. 1989년, 보이저 2호의 해왕성 접근 통과 때 해왕성의 남반구에서 목성의 대적점에 필적하는 대암반이 발견된 것이 그 예들 중 하나입니다. 이런 기상 현상들은 시속 2100 킬로미터 속도의, 태양계에서 가장 강력한 바람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태양에서 엄청나게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해왕성의 바깥쪽 대기는 태양계에서 가장 추운 장소들 중 하나이며, 구름층의 꼭대기는 거의 −218 °C(55 K)에 달한다고 합니다. 반면 행성 중심부의 온도는 대략 5000 °C(5400 K)로 매우 높습니다. 해왕성에는 파편으로 이루어진 희미한 고리 구조가 있는데, 1960년대에 고리의 존재에 대해 논란이 있었으나 1989년에 보이저 2호의 탐사를 통해 그 존재가 확실히 밝혀졌습니다. 해왕성의 구성 성분은 천왕성과 꽤 비슷하며, 목성이나 토성 같은 거대 가스 행성들과는 구분되는 성분상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목성과 토성은 대기에 수소와 헬륨을 대량 포함하지만 해왕성의 대기는 극미량의 탄화수소와 질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물, 암모니아, 메테인 등이 얼어붙은 얼음질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이런 차이점을 강조하기 위해 천왕성과 해왕성을 거대 얼음 행성으로 따로 분류하기도 하였죠. 해왕성의 내부 구조는 천왕성과 마찬가지로 얼음과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행성의 가장 바깥층에는 메테인이 미량 존재하여 행성이 밝고 맑은 파란색깔을 띠고 있습니다.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이 된 해왕성


해왕성은 겉보기 등급 +7.7과 +8.0 사이로, 육안으로는 절대 볼 수 없습니다. 다만, 단 1번 육안 밝기가 +7.0 이상으로 밝아졌는데 이는 염소자리에서의 별의 접근 때문에 육안으로 보았을 때 빛이 많아져서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도 등급은 목성의 갈릴레이 위성, 왜행성 세레스, 소행성 베스타, 2 팔라스, 이리스, 유노, 헤베보다도 어두운 밝기라고 합니다. 망원경이나 강력한 쌍안경으로 보아야 겨우 천왕성과 비슷하게 파란 원반 모양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육안으로 보이는 크기가 너무 작아서 해왕성을 육안으로 연구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과 적응 제어 광학 기술을 사용한 거대 지상 망원경들이 출현하기 전에는 망원경 관측도 힘들었다고 하죠. 지상기반 망원경을 사용한 과학적으로 유용했던 해왕성의 첫번째 관측은 1997년 하와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지상기반 광학망원경은 해왕성의 이미지를 더욱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허블망원경 뿐만 아니라 지구의 광학망원경은 발견되는 위성의 수가 증급하는 등 태양계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계속 해오고 있죠. 2004년과 2005년, 해왕성의 새로운 5개의 작은 위성이(지름 38km에서 61km 사이) 발견되었습니다.

보이저 2호는 1989년 8월 25일에 해왕성에 가장 가까이 접근했습니다. 해왕성은 보이저가 방문할 수 있는 마지막 행성이었기 때문에 보이저 1호가 토성과 그 위성 타이탄에서 그렇게 했던 것처럼 궤도 변화에는 상관없이 해왕성과 그 위성 트리톤을 근접 통과하기로 결정되었죠. 이때 보이저 2호가 지구로 전송한 사진들은 1989년 PBS의 철야 프로그램 《해왕성 올나이트》(Neptune All Night)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해왕성 접근 당시, 우주선의 신호가 지구까지 닫는 데는 246분이 걸렸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보이저 2호의 해왕성 탐사 임무 대부분은 사전 명령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죠. 보이저는 해왕성을 둘러싼 자기장의 존재를 발견했으며, 이 자기장은 천왕성의 자기장처럼 중심에서 갈라져 나와 자전축에 대해 심하게 기울어 있다는 것을 밝혀냈고, 해왕성의 자전 주기는 전파 방출을 분석하여 측정했습니다. 또한 보이저는 해왕성에 놀랄 만큼 활동적인 기후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여섯 개의 위성과 한 개 이상의 고리를 새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NASA가 계획 중인 넵튠 오디세이(Neptune Odyssey)는 해왕성 궤도선과 대기 탐사선의 임무 개념으로, 2031년에서 2033년 사이에 발사해 2049년까지 해왕성에 도착할 것으로 계획 중인 대규모 전략 과학 임무입니다.

 

인간이 관측할 수 있는 우주는 어디까지일까요. 우주의 끝은 밝혀질 수 있을지, 새삼 우주의 위대함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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