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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과학

[태양계] 9번째(였던) 행성, 명왕성

by hwany_s 2023. 5. 4.

명왕성(冥王星, 영어: Pluto은 카이퍼 대에 있는 왜행성입니다. 암석과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구의 위성인 달에 비교하면 질량은 6분의 1, 부피는 3분의 1 정도라고 합니다. 태양으로부터 29~49 AU 떨어진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으며, 공전 주기는 약 248년, 자전 주기는 6일 9시간 43분입니다. 이심율이 큰 타원형 궤도 때문에 해왕성의 궤도보다 안쪽으로 들어올 때도 있다고 하네요. 2014년 기준으로 태양에서 32.6 AU 거리에 있습니다.


1930년에 미국의 클라이드 톰보가 처음으로 발견했으며, 2006년까지 태양계의 9번째 행성으로 인정됐었습니다. 명왕성의 발견은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고, 이 새로운 별을 명명할 권리를 가지고 있었던 로웰 천문대는 ‘아틀라스’부터 ‘자이멀’ (Zymal)에 이르는 이름까지 전 세계에서 1000건 이상의 제안을 받았습니다. 명왕성(Pluto)라는 이름을 제안한 이는 베네티아 버니(1918–2009)로 잉글랜드 옥스포드의 11살 소녀였습니다. 베네티아는 고전 신화와 천문학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이름을 로마 신화의 저승의 신이 어둡고, 추울거라고 생각되는 세상에 적합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그 이름을 옥스포드 대학 보들레이안 도서관 전 사서였던 할아버지 팔코너 마단과 상의를 통해 결정했습니다. 마단은 그 이름을 허버트 홀 터너 교수에게 전달했고, 그는 미국의 동료들에게 전보를 보냈다고 하네요.명왕성이 공식적으로 명명된 것은 1930년 3월 24일이었습니다. 로웰 천문대원은 세개의 목록에 있는 것 중 하나를 투표할 수 있었고, 미네르바(이것은 당시에 이미 소행성의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크로노스(이것은 당시 인지도가 높지 않던 토머스 제퍼슨 잭슨 씨에 제안되었지만 명성을 잃어버렸습니다.)와 플루토가 그 목록에 오른 이름이었죠. 결과적으로 플루토가 만장일치로 뽑혔습니다. 이 이름은 1930년 3월 1일에 공표되었습니다. 이 이름이 공표되자마자 마단은 손녀 베네티아에게 5파운드를 주었다고 합니다. 이 명칭 Pluto의 첫 두 글자가 퍼시벌 로웰의 이니셜인 PL과 일치한다는 것도 결정에 일부 영향을 주었습니다다. 또한 명왕성의 천문 기호(♇, unicode ♇)는 P와 L을 한 글자로 겹쳐놓은 것이라고 하네요. 이 이름은 곧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1941년에 글렌 T. 시보그는 우라늄 (천왕성), 넵투늄 (해왕성) 등 새롭게 발견된 행성의 이름을 원소의 이름에 붙이던 관습에 따라 명왕성 다음으로 만들어진 새 원소에 플루토늄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플루토(그리스 신화에서는 하데스)에 해당하는 한자 문화권에서 사용하고 있는 「명왕성(冥王星)」이라는 이름은 일본인 노지리 호에이(野尻抱影)의 아이디어로, 《과학화보》 1930년 10월호에서 새로 발견된 행성에 붙일 이름으로 ‘유왕성’(幽王星)이라는 이름과 함께 제안한 것이며, Pluto의 한자의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1933년 무렵에 이 이름을 채택해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한국어 명칭인 명왕성은 정확히 채택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일본, 중국과 같은 한자이기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일본을 통해 자연스럽게 보급된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한자권이지만 베트남어에서는 이 행성에 힌두교와 불교에서 지옥의 수호신인 염마(閻魔)에서 따온 Diêm Vương Tinh(염왕성 閻王星) 또는 Sao Diêm Vương(염마의 별)이라는 독자적 명칭을 쓰고 있습니다.

 

태양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서 기온이 매우 낮아 평균 표면 기온은 -233℃입니다. 산소와 메테인 등이 고체로 존재하고 있어 인간이 자원을 획득하는 데 가장 좋은 태양계 천체처럼 알려져 있지만, 지구와의 거리가 매우 멀고 기온이 낮기 때문에 실효성이 낮습니다. 물론 질량은 60 kg으로 일정하구요. 허블 망원경의 관측에 따르면 명왕성의 밀도는 1.8 ~ 2.1 g/cm3 정도 되고, 내부 조성은 질량의 대략 50~70% 정도는 바위층이, 30~50% 정도는 얼음이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방사성 붕괴를 일으키는 원소들이 얼음을 충분히 가열해 주어 바위층과 얼음층은 분리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바위층은 밀도가 높은 핵을 형성하고 얼음층은 맨틀을 형성하고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핵의 지름은 대략 1700 km 정도일 것으로 가정하고 있고, 이는 명왕성 직경의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내부 가열이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면 핵과 맨틀 사이에 100~180 km 정도 두께의 액체 물층이 형성되어 있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독일 우주항공 센터의 행성 연구 기관의 계산에 따르면 명왕성의 밀도-반지름 비율은 (천왕성이나 토성의 위성들 같은) 얼음 위성들과 (목성의 이오 같은) 바위 위성들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트리톤과도 비슷하다고 하네요. 명왕성의 부피는 지구의 0.6% 수준이며, 명왕성의 질량은 지구의 0.2퍼센트 정도인 1.303×1022kg이고, 부피는 약 0.6퍼센트인 6.97×109km3입니다. 지름은 2372 km, 표면적은 1.795×107km2이며, 이는 러시아의 면적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적도 중력은 지구 중력의 약 6퍼센트에 불과한 0.063g입니다. 지구에서의 몸무게가 약 60 kgf인 사람은 명왕성에서 몸무게가 약 4 kgf이 된다고 하네요. 

1978년 위성 카론의 발견으로 인해서, 케플러 제 3법칙을 이용하여 명왕성의 질량을 알아내는 것이 가능해졌고, 적응 제어 광학의 발명으로 카론과의 식을 이용해서 명왕성의 직경 및 모양새도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2015년 뉴호라이즌스 호가 탐사하기 전까지는 대기권 때문에 정확한 행성체 크기를 알아내기가 어려웠습니다. 알베도 값은 0.49-0.66 사이에서 변화합니다. 명왕성은 지구형 행성들에 비해서도 훨씬 질량이 작고, 달 질량에 비해도 20%도 되지 않습니다. 위성인 가니메데나 타이탄, 칼리스토, 이오, 유로파, 트리톤 등도 명왕성보다 질량이 큽니다. 왜행성이자 소행성대에서 가장 큰 천체인 세레스와 비교하면, 직경은 2배, 질량은 12배 크죠. 반면 2005년에 발견된 에리스보다는 가볍다고 하네요.

 

명왕성의 대기는 표면의 물질들로부터 만들어진 질소, 메탄 및 일산화탄소의 얇은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표면 기압은 6.5~24μbar가량 됩니다. 명왕성의 잡아늘려진 궤도는 이 대기권에 매우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명왕성이 태양으로부터 멀어지면, 대기의 물질들은 얼어붙어 지표면에 떨어집니다. 태양에 다시 가까워지면, 표면의 온도가 올라가 이 물질들이 다시 승화를 일으켜 대기권으로 올라가고, 이에 따라 땀을 흘리면 몸이 시원해지는 것처럼 온실 효과와는 반대 현상이 발생합니다. 표면의 물질들이 승화하면서 열을 빼앗아가는 것이죠. 과학자들은 서브밀리미터 집합체를 사용해서 명왕성의 표면 온도가 약 43K로 예상치보다 10K 정도 더 낮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강력한 온실 가스인 메탄의 존재로 인해서 대기는 10 km 정도 고도에 표면보다 36K 정도 더 따뜻한 역전층을 형성합니다. 대기권 하층부가 상층부보다 메탄을 더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명왕성 대기권의 존재 증거는 이스라엘 와이즈 천문대의 노아 브로치와 하임 멘델슨에 의해 1985년에 최초로 제기되었고, 1988년에 카이퍼 에어본 천문대가 명왕성이 주변의 다른 별들을 가리는 것을 관측하여 발견했습니다. 대기권이 없는 천체가 다른 별 앞으로 움직이면, 별은 '갑자기' 사라지는데, 명왕성의 경우에는 별이 흐릿해지면서 천천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흐릿해지는 정도를 봤을 때 기압은 약 0.15 파스칼로 밝혀졌고, 이는 지구의 약 70만 분의 1 수준입니다.

 

명왕성에는 5개의 위성이 존재합니다. 물론 추가로 더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1978년 제임스 크리스티가 발견한 카론과, 2005년 발견된 닉스와 히드라, 그리고 2011년 발견된 케르베로스와 2012년 발견된 스틱스입니다. 명왕성의 위성들은 다른 행성계에 비해 유독 명왕성 가까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왕성의 위성 프사마테는 해왕성을 힐 권의 40% 반경에서 공전합니다. 명왕성의 경우, 위성들은 명왕성의 힐 권 반경의 최대 53% 거리에서 (역행 궤도로 돈다면 최대 69%) 공전 가능하나, 모든 위성들은 힐 권 안쪽 3% 반경 이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발견자에 따르면, 명왕성계는 고도로 압축되고 비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리를 포함해서 다른 천체들이 추가로 존재할 가능성도 제기되었습니다

 

명왕성과 비슷한 타원 궤도를 도는 유사한 천체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명왕성이 행성으로 적합한가에 관한 논란이 발생했죠. 2005년에 발견된 왜행성 에리스는 당시 명왕성보다 질량이 27% 정도 더 큰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즉 명왕성이 태양계 외곽의 여러 얼음 천체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졌죠. 그래서 명왕성 하나만 행성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나왔고, 카론, 명왕성, 세레스 등을 모두 행성으로 분류할지 아니면 모두 제외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명왕성이 최초에 발견된 1930년대에는 지구 정도의 크기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달보다도 작은 크기이며, 질량과 중력이 행성이라 보기엔 너무 작고 공전 궤도 또한 심한 타원형으로 찌그러져 있어 해왕성의 궤도 안쪽까지 침범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국제천문연맹은 2006년 8월 24일 총회에서 행성의 기준을 새로 정하면서 명왕성, 에리스, 세레스 등을 함께 묶어 왜행성 및 명왕성형 천체라는 새로운 분류에 집어넣었고, 소행성번호 134340을 부여해 태양계 행성 지위를 박탈하였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의 과학자들은 명왕성이 여전히 행성으로 분류되어야 하며 새로 발견된 천체들도 행성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명왕성의 행성 지위를 상실할 당시 명왕성은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미국인 학자(클라이드 톰보)가 발견했다는 점 때문에 미국 천문학계의 반발이 있었으며, 정치적 논쟁거리로 비화되기도 하였다. 이전에도 미국 천문학계는, 명왕성의 행성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하여, 명왕성과 비슷한 성질의 천체들을 태양계 행성으로 추가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명왕성 문제로 인해 그동안 행성에 대한 뚜렷한 기준이 없었던 천문학계가 행성의 정의를 논의할 동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명왕성의 발견부터 행성지위 조정까지의 과정은 오히려 클라이드 톰보의 명예로운 업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랜 시간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었던 명왕성, 이제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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